야채로 꽉 찬 담백하고 부드러운 순대, 용인의 백암순대
백암면에는 1960년대 말부터 대규모 양돈 단지가 있었다. 때문에 백암면의 주민들은 예로부터 백암 장날이면 장터로 나와 돼지 부속을 이용한 순대와 국밥 등을 팔곤 했다. 돼지의 막창 속에 불린 찹쌀을 넣고 양배추, 부추, 양파, 깻잎, 대파, 생강 등을 갈아 넣은 이 순대는 '백암순대'라 불린다. 야채가 듬뿍 들어가 있는 그 맛,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사랑받고 있으니 용인을 여행할 계획이라면 이 백암순대를 맛보는 것을 잊지 말자.
야채 가득, 진짜 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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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의 별미, 백암순대는 백암면에서 맛볼 수 있다.백암순대는 돼지 작은창자만을 사용한다. 그래서 식용비닐을 사용한 순대의 껍질과 다른 모습을 띤다. 순대 속은 돼지고기, 각종 채소와 찹쌀을 재료에 따라 다른 질감으로 조리한다. 구성 비율은 식당마다 다르다. 식감은 시차를 두고 조금씩 달라지는데, 처음 말랑한 질감의 껍질이 느껴지고 이후로 적당히 갈린 돼지고기와 채소가 씹힌다. 찹쌀 덕분에 전체적으로 매우 부드러운 식감이다. 그리고 말캉한 무엇이 씹히게 되는데, 물렁뼈다. 그래서 뼈있는 순대로도 잘 알려졌다. 백암순대에서만 느낄 수 있는 식감이다. 같이 나오는 새우젓양념은 살짝만 찍어 먹기를 추천한다. 매우 짜다. 취향에 따라 다진 양념, 후추, 청양고추, 들깻가루, 김칫국물을 넣어 먹으면 된다. 뽀얀 국물은 걸쭉해 여운이 오래간다. 잡내는 전혀 없다.
순대를 대하는 취향은 호불호가 확실한 편이다. 백암순대를 여성들이 좋아하는 것은 순대 특유의 냄새를 만드는 선지를 적게 쓰는 대신 양배추, 절인 배추, 양파, 숙주, 찹쌀, 마늘 등 신선한 채소로 속을 꽉꽉 채워 담백한 맛을 내기 때문이다. 여기에 곱게 다진 돼지고기가 들어가 고소하다. 백암순대는 이렇게 다른 순대와 속부터 다르다.
속이 다른 순대국밥
야채로 속을 꽉 채운 백암순대는 느끼하고 담백한 맛이 특징. 백암순대로 만든 순대국밥은 고기 잡내가 거의 없다.
독특하고 맛있는 백암순대는 이제 용인의 대표 별미로 꼽히는 음식이 되었다. 전국에서 '백암순대'라는 간판을 내건 음식점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것도 이에 대한 근거가 될 수 있겠다. 백암순대의 풍성한 맛과 입안에 감도는 부드러운 감촉은 지금까지 맛본 순대의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 놓을 정도다. 머리 고기와 오소리감투가 넉넉히 들어가고, 순대국밥 본연의 맛을 느끼게 하기 위해 너무 뜨겁게 끓여 내오지도 않는다. 순대와 고기는 따로 준비해 두었다가 손님이 올 때마다 그릇에 적당히 따뜻한 국물을 부어 내놓는다.
그 옛날, 백암순대는 백일장이 서던 날에만 먹을 수 있던 음식이었다. 그 맛이 유별나니, 입소문을 타고 각지의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백암의 향토음식으로 거듭났다. 백암면사무소를 지나 백암면 한복판으로 들어가면 백암순대 음식점이 즐비한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 거리의 시초는 약 50년 전이다. 50여 년 전에는 순대와 국밥을 만드는 '풍성옥'이이라는 가게가 있었는데,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백암 순대의 '원조'가 된 것이다. 순대거리라고 불러도 무방할 만큼 백암순대는 백암면 어디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대를 이어 운영하는 곳, 맛집으로 유명세를 떨치는 곳 등 음식점마다 자부심이 대단하다.